사색/책을 읽고 든 생각

책 읽는 재미 생각하는 재미를 일깨워준 책 '에이트 씽크'

SW PLAN B 2020. 11. 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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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씽크 리뷰

 최근에 읽은 <부의 추월차선>을 읽기 전에 내가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은 게 언제인지 생각해 보았다.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 군대에 있을 시절 읽었던 소설책들이 마지막인 것 같다. 군대에 있을 때 시간이 안 가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책을 읽었었다. 재밌는 소설을 주로 읽었었고 그때는 꽤 열심히 읽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책 읽는 게 좋다는 것을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책에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부의 추월 차선>을 읽게 된 계기는 젊은 부자들이 추천한다는 어느 유튜버의 말 때문이었고 <에이트씽크>를 읽게 된 계기는 모친께서 읽어보시고 내용이 좋다고 추천을 해주셨기 때문이다. 사실 읽어보라고 하신지 한 달은 지난 후에 처음 책을 펴본 것 같다. <에이트 씽크>를 읽은 시간은 출퇴근 시간에 버스에서 읽은 시간이 전부다. 뭔가 더 생산적으로 살고 싶어서 출퇴근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책을 펴게 되었다.

 <에이트 씽크>를 읽기 전에 이지성이라는 작가를 알지 못했었고 당연히 이지성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의 초반부를 읽을 때 반발심이 많이 생겼고 엉터리 책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고 책을 읽을 당시에도 문과는 감성적이고 이과는 이성적이다는 식의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를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문과생의 코딩이라던가 융합 학문이라던가 이상한 이름을 만들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히는 듯한 느낌을 좋아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이러한 것들로 포장하여 강의를 판다거나 수박 겉핥기로 배운 것이 전부인양 떠드는 가짜 전문가들이 싫었다.

 책의 초반부를 읽을 때는 이지성 작가가 그러한 가짜라는 느낌을 받았다. '인공지능의 딥러닝을 이기는 동서양 천재들의 생각법'이 주는 인상 그러했다. 책의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인공지능에 관한 내용이었다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다행히 그렇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에이트 씽크>의 마케팅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인공지능보다는 인문학에 중점을 뒀으면 이런 인상은 없었을 것 같다. 그리고 책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생각하는 인문학>의 개정판 정도로 알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잘 이해했다면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앞으로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인간을 대체하게 될 테니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도록 생각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그런 생각을 못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생각을 바꾸는 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나에게 제일 크게 와 닿고 공감되었다. 

 <에이트 씽크> 에서는 IBM,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 등의 예를 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런 기업 또는 기업을 세우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가, 그리고 우리가 왜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못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리고 그 해결 방법으로 수 백, 수 천년에 걸쳐 인류에 영향을 주는 생각 즉, 인문 고전을 읽고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제안하고 실제로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새로운 교육 시스템은 나에게 정말 공감이 되는 방법이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생각을 주입시키는 식의 교육이다. 수학 공부를 할 때도 일단 공식을 외우라 하고 문학 공부를 할 때도 작가의 의도를 외운다. 올바른 교육은 그 공식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될 것이다. 

 주입식 교육은 단순한 사실에 대한 주입을 넘어서 개개인의 사고방식, 가치관까지 주입시킨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높은 시험 점수를 받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여 좋은 직장을 갖게 되는 게 올바른 방식이라는 생각을 주입받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대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되면 성적에 따라서 전공과 대학교를 선택한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고는 취업이라는 다음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그전까지 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길을 따라서 걷는다. 

 타고난 능력과 성격으로 인해 조금씩 다른 길을 걷지만 결국 대부분 안정적인 직장을 다닌다라는 목표를 보며 걷다 보니 같은 학교 같은 전공을 가지고 있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종종 대학교에 있는 것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을 봤었는데 전공 공부도 단순히 암기를 통해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며 대학교에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대학원생 시절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 대학원에 진학하는걸 대학교에 진학했던 것처럼 취업을 위한 하나의 관문이라고 여기는 듯했다(물론 전공에 따라 대학원 진학이 강하게 요구되는 전공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이럴 거면 차라리 대학교를 오지 않던가 다른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게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적성에 맞는 전공 또는 일을 찾는 방법이 무엇일까?라는 생각까지 어어졌는데 그 당시 내 생각은 어려서부터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도 여러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히 여러 경험하는 것보다 <에이트 씽크>에서 말하는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씽크를 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사고하는 힘을 기르고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더 폭넓게 사고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나도 지금부터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인문 고전을 읽기로 결심했다.

 책 읽고 생각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이지성 작가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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