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투자자?? 글쎄... 어쨌든 돈의 미래를 읽고 든 생각

■ 짐 로저스(Jim Rogers) 그는 누구인가?

책 표지를 보면 짐 로저스를 "세계 3대 투자자"라고 칭하고 있다. 내가 꼬인 건지 자연스러운 생각인지 짐 로저스가 세계 3대 투자자라면 나머지 두 명은 누구이고 세계 3대 투자자라는 건 누가 선정한 것인지 궁금했다. 

구글에 세계 3대 투자자를 검색하면 일단 세계 3대 투자자는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 짐 로저스 인 듯하다. 그리고 유독 짐 로저스의 얼굴이 많이 보인다. 뭔가 이상하다...

다음은 네이버로 가보았다.

2008년 12월 30일에 쓰여진 특이한 글이 눈에 띈다. 

https://han.gl/P9mGz

세계3대 투자자가 누군가요?

답변 내용을 보면 이렇게 써있다.

3대 투자자라는 게 어떤 기준으로 정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생존하고 있고, 큰 돈을 벌었고, 대중들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이라면
 
위 세 사람 정도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질문도 뜬금없고 답변도 성의 없다. 여기까지 왔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계 3대 투자자"라는 것은 애초에 없는 것이 아닐까?

네이버에서 다시 한번 검색을 해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간 설정을 넣어보았다. 검색이 가능한 1990년 1월 1일부터 지식인 답변이 달리기 직전인 1998년 12월 29일까지 기간 설정을 하고 "세계 3대 투자자"를 검색해 보았다.

결과는 처참했다.

짐 로저스라는 이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나 해서 따옴표를 붙여 정확히 일치하는 단어 검색 기능을 써서 다시 검색해 보았다.

이번엔 무언가 검색이 되었다. 누군가 세계 3대 투자자라는 말을 쓰고 있다. 그런데 2008.01.26에 쓰인 글에서 구글 검색 결과와 다른 이름들이 보인다.

공통적으로 워렌 버핏의 이름이 들어있고 앙드레 코스톨라니, 피터 린치의 이름이 쓰여있다. 이들이 세계 3대 투자자가 맞다 아니다는 얘기는 차치하고 글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책 추천하는 글이었다. 그리고 글 내용 중에 세계 투자 3대 명저에 들어가는 책이라고 한다.

구글에 기간 설정을 해서 검색해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검색이 되어서 글을 읽어보면 예전에 쓴 글에 돈의 미래 책 광고에 쓰여있는 문구가 검색된 것들 뿐이었다.

영어로 검색해 봐도 마찬가지다. (elliotinnewyork.tistory.com/141)

이쯤 되니 짐 로저스가 세계 3대 투자자라는 말은 지식인의 한 답변 때문에 만들어진 허상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조금 더 뇌피셜을 첨가하면 짐 로저스의 책 마케팅을 위해 지식인을 활용했다고 생각도 들지만 이 부분까지는 알 수 없으니 이 정도로 결론을 맺는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좋아하는 유튜버 김단테님의 영상도 다양한 시각을 갖는데 도움이 되었다.

■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

모르고 샀으니 어쨌든 책을 읽긴 읽어보았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공감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투자에 대한 철학은 뻔하긴 하지만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었다. 

위기는 누군가에게 기회이고 기존의 상식이 영원히 맞지는 않다는 것.

본인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

평소 투자, 경제에 관심이 많던 분이라면 굳이 돈 주고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리고 평소에 투자, 경제에 관심이 없었지만 앞으로 투자, 경제에 관심을 갖고 혹시 모를 위기를 대비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짐 로저스의 말처럼 단편적인 마케팅 자료만 보지 말고 여러 정보를 본인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